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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 그림자 탐정 #068. 3년 전 사건 2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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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7-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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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 그림자 탐정

. 3년 전 사건 2 ②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래? 내가 봤을 때는 아닌 것 같은데.’ ‘아저씨가 남자라서 그래요. 같은 남자라고 좋게만 보고. 아무튼 남자들은…… 에이, 몰라요. 지치니까 다 올라가서 말해요. 말하기도 이제 힘들어요.’ 계단 오르는 것이 버거운 송이는 거친 숨소리와 달리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그래, 알았다.’ ‘근데 아저씨는 안 지치세요?’ ‘나? 에이, 이 정도가지고. 나 경찰이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림자라 그런 거 아니고요? 어떻게 이렇게 걸어 올라왔는데 거친 숨소리 하나가 안 나요? 그게 사람이에요? 사람이라면 절대 그럴 수 없다고요.’ ‘그런가?’ ‘또 그런가? 무슨 유행어도 아니고. 그러면 그렇지, 웬 의문형……. 내 말이 맞죠?’ ‘어, 그래. 그런 것 같다.’ ‘뭐가 또 ’그런 것 같다‘예요? 맞지. 아무튼 바로 인정을 안 해. 인정하면 존심 상할까봐 그래요? 그래서 그러는 거예요?’ ‘그런가…… 아니, 그건 아니고. 왜 또 그렇게 말꼬리를 잡아. 그런 거 아니야. 인정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겠으니 그런가? 라고 말한 거지. 네 말을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고. 괜히 오해하지 말고. 그렇게 무작정 화만 내지 말라고. 아휴, 무섭다. 정말 이럴 때 보면. 민철도 그래서…… 알았어, 그만 할게.’ 잔뜩 화가 난 송이가 번뜩거리는 눈으로 째려보자 그림자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말없이 오르고 있던 민철은 송이가 멈춰 서서 올라오지 않자 말을 걸었다. “송이야, 여기서 잠깐 쉴까? 조금만 더 올라가면 다 왔긴 했는데.” “아니야. 잠깐 멈춘 거야, 아저씨 때문에.” “아저씨가 왜? 아, 아저씨가 힘들대?” “아니, 전혀 힘들지 않다고 하시네. 경찰이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래.” 비꼬듯 말하는 송이와 달리 민철은 놀란 눈으로 그림자를 내려다봤다. “정말? 와우, 이 정도 올라오면 조금은 힘들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렇지? 근데 전혀 아니래.” “그래? 대단하다.” “야, 뭐가 대단해? 넌 그걸 믿는 거야?” “그게 또 무슨 소리야?” “아니야, 됐어. 그냥 한 소리야. 빨리 올라가자.” “어, 그래.”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송이를 잠시 쳐다보던 민철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송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뒤따라 올랐다. 그들의 대화를 말없이 듣고 있던 그림자가 송이에게 말했다.

‘이래도 모르겠어?’ ‘몰라요, 몰라.’ ‘이제야 알았구나. 이그. 그래, 몰라라.’ 송이와 민철은 17층에 도착해서는 바로 철퍼덕 주저앉아 숨을 헐떡였다. 민철은 입을 벌리고 숨을 가쁘게 내쉬는 송이를 보고는 괜스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송이는 그런 민철을 째려보았다. “뭐야? 왜 웃어? 내 모습이 웃겨? 너도 만만치 않거든.” “아니야. 그래, 나도 만만치 않지. 근데…… 아니다. 됐어.” “뭐가 또 됐어야? 아저씨랑 서로 짠 거야? 아니면 남자들은 말하지도 않고 통하는 게 있는 거니? 왜 말하다 말고 됐다는 건데? 정말 기분 나빠. 말이 안 통한다는 거야, 나랑은?” “아니야. 얘가 또 왜 그래?” 민철과 동시에 그림자도 말했다. ‘아니야. 또 왜 그래? 송이야.’ “이것 봐. 어쩜 이렇게 동시에……. 그게 아니면 뭐예요? 아니, 뭐야?” 송이는 그림자와 민철을 번갈아보았다. “아니…….” 귓불을 만지작거릴 뿐 민철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림자도 마찬가지로 말을 못하고 있었다. “이것 봐. 또 이러네. 뭔데 그래? 아저씨는 아세요, 왜 이러는지? 아저씨도 같은 생각이에요?” ‘송이야, 내가 말하기가 그래. 민철한테 들어.’ ‘뭐예요? 그럼, 아저씨는 정말 안다는 거예요, 얘가 왜 이러는지? 근데 아저씨랑 같은 생각이면 아저씨가 말해줘도 되잖아요.’ ‘미안해. 내가 말 못해.’ ‘아휴, 알았어요.’ 답답한 송이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민철을 바라보았다. 그새 민철의 얼굴은 더 붉게 달아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송이는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계단 오른 것이 힘들어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너 끝까지 말 안할 거야?” 헛기침을 하며 송이의 눈을 피하고는 민철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 “이제 가야지. 아저씨, 몇 호라고 하셨죠?” “얘가 정말…….” “아저씨 집이 몇 호라고 했지? 송이야.” 대답 듣기를 포기한 듯 송이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8호. 1708호.” “아, 맞다. 그렇지. 내가 먼저 앞장서 갑니다.” 민철은 싱긋 웃으며 비상계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미스터리 소설 그림자 탐정 . 3년 전 사건 2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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